방밖시리즈 37화 - 나도 그랬어
생크림을 닦고 옷매무새를 정돈한 웨이터디가 커비를 찾았다.
웨이터디:
“자, 점심시간이다. 밥 먹자, 커비!
우리 밥 먹고 오는 동안 조이랑 지니가 수고해 줄 거야. 그리고 우리가 다녀오면 조이랑 지니가 밥 먹으러 갈 거고.”
조이:
“점심 맛있게 드세요.”
지니:
“커비, 안녕? 난 지니예요. 반가워요. 점심 맛있게 먹고 와요~”
커비:
“응! 반가워! 아, 네! 밥 먹고 올게요!”
웨이터디와 커비는 음료와 빵 바구니를 챙겨 밖으로 나와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집에서도 종종 음료와 빵을 먹었지만, 오늘따라 유독 더 맛있게 느껴졌다.
커비는 왠지 모를 해방감을 느꼈다.
웨이터디:
“커비, 맛있어?”
커비:
“네! 맛있어요!”
웨이터디:
“원래 고생하고 먹는 밥이 꿀맛이야.
오전엔 설거지하다가 많이 놀랐지?”
커비는 잠시 잊고 있던 설거지대에서의 일을 떠올렸다.
커비:
“네… 놀랐는데, 조이가 화내서 더 놀랐어요.”
웨이터디는 커비의 말을 듣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웨이터디:
“조이는 일을 정말 잘하는 친구야.
그래서 내가 믿고 매장을 맡기는 이유이기도 하고.
아까는 커비도, 조이도 둘 다 잘하려는 마음이 앞섰던 것 같아.
커비는 어떻게 생각하니?”
커비는 잠시 그때의 상황을 되짚어 본 뒤 대답했다.
커비:
“조이는 많이 바쁜데… 내가 컵을 깨서 할 일이 더 많아졌어요. 그래서 미안했어요…
케이크도 잘 만들고 싶었는데 마지막에 또 실수했어요…”
커비의 말에 웨이터디는 빙그레 웃으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웨이터디:
“왜~ 케이크는 잘 만들었는걸?
마지막에 실수했다고 그전까지 잘한 게 없어지는 건 아니야.”
칭찬에도 여전히 우물쭈물하는 커비를 보며, 웨이터디는 다독이듯 말했다.
웨이터디:
“그리고 커비, 그거 아니?
나도 처음엔 이것저것 다 실수했어. 컵도 깨고, 혼나기도 하고.”
커비:
“매니저님이요?”
커비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
웨이터디는 호탕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웨이터디:
“하하하. 아이 그럼~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어. 다 경험하면서 배우는 거야.
사실 나는 커비가 알바는 처음이어도 설거지는 해봤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건 나도 놓친 거지.
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한 번쯤 물어봤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게 좀 아쉬웠어.”
웨이터디는 잠시 커비를 바라보다 다시 말을 이었다.
웨이터디:
“하지만 말야, 다른 사람이 커비가 뭘 알고 뭘 모르는지 항상 다 알 수는 없잖아? 그러니까 앞으로는 커비가 먼저 알려주는 거야. 처음 해보는 일이 있으면 ‘저 이건 처음이에요. 잘 모르겠어요. 알려주세요.’ 하고 말해 봐.
모르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야. 모르면 물어보고, 도움도 받고 또 도움도 주고. 어떤 일이든 그렇게 차근차근 배워 가면 되는 거야.”
커비는 말없이 눈을 반짝이며 웨이터디를 바라보았다.
복잡했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진 것 같았다.
그런 커비의 변화를 알아챈 웨이터디는 “읏차~” 소리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웨이터디:
“자! 그럼 그런 의미에서…
다시 실수하러 들어가자!”
커비:
“아니에요! 이제는 모르면 물어볼 거예요!”
둘은 빈 컵과 바구니를 들고 다시 카페 안으로 향했다.
그렇게, 따사로운 오후가 천천히 지나가고 있었다.
[본 이야기는 방밖시리즈 세계관에서 재구성한 비상업적 팬 창작입니다.
원작의 공식 설정 및 스토리와는 무관한 창작 해석을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