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밖시리즈 32화 - 옛날이야기
둘은 잘 준비를 마치고 침대 위에 나란히 누워 천장을 바라봤다.
모몽가:
“야! 나 누구랑 자는 거 너무 오랜만이다.
나 코 골지도 몰라.”
커비:
“난 자면 업어 가도 모른다고 릴리가 그랬어.”
모몽가:
“릴리는 어떤 사람이야?”
커비:
“나 많이 좋아해 주는 사람이자 친구야!”
모몽가:
“가족 같은 사람이구나… 부럽다.”
커비:
“몽가는 그런 사람 없어?”
커비의 말을 들은 모몽가는 잠시 천장을 바라보다 조용히 입을 열었다.
모몽가:
“음… 좀 재미없는 이야기인데…
옛날에 내가 어렸을 때 큰 홍수가 났어.
온 마을이 휩쓸렸고… 그때… 나만 살아남았어.”
잠시 방 안이 조용해졌다.
이윽고 커비가 다시 입을 열었다.
커비:
“……힘들었겠다, 몽가.”
모몽가:
“괜찮아. 이제는 오래된 일이니까.
혼자서 살다 보니 세상 물정도 모르고… 나쁜 놈들도 참 많이 만났어.
그 뒤로는… 사람을 쉽게 못 믿게 되더라.”
모몽가는 쓴웃음을 지으며 멋쩍게 말했다.
모몽가: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남을 의심하는 게 먼저가 됐어.
속느니 속이는 사람이 더 똑똑한 거라고… 마음대로 합리화했어.
그걸 너한테도 그랬네… 미안해, 커비.
그리고 믿어줘서 고마워.”
커비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커비:
“사과해줘서, 그리고 힘들었던 이야기해줘서 고마워 몽가.
나는 그 사람들은 모르지만… 몽가는 나 안 속여도 돼.
나도 몽가를 속이지 않을게.”
모몽가는 잠시 말이 없었다.
이렇게 순수하게 다독여 주는 말을 들어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괜스레 마음이 간질거렸다.
이런 기분은 영 익숙하지 않아 괜히 말을 서둘러 끊어 버렸다.
모몽가:
“그래그래… 늦었다! 얼른 자자! 잘 자!”
모몽가는 이런 마음을 들킬 새라 일부러 밝게 답하고는 커비를 등지고 돌아누웠다.
그런 그를 바라보며 커비가 나지막이 말했다.
커비:
“나는… 몽가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다 알 수는 없어.
그래도 그렇게 버텨 왔으니까 지금의 몽가인거잖아.
그리고 정말 날 나쁘게 하려는 사람이었다면…
지금처럼 밥도 안 챙겨주고, 사과도 안 했을 거야.
그래서 나는 몽가를 믿어보고 싶어.
잘 자.”
모몽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시큰해진 코끝을 애써 참으며, 등을 돌린 채 조용히 눈을 감았다.
어둡지만 따뜻한 밤이 지나가고 있었다.
[본 이야기는 방밖시리즈 세계관에서 재구성한 비상업적 팬 창작입니다.
원작의 공식 설정 및 스토리와는 무관한 창작 해석을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