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즈
조던을 신으면 ‘아재’라고?
2019.08.07
2019년이 절반 이상 지난 지금, 모든 스니커즈 뉴스 매체에서 최고의 스니커로 1, 2위를 다툰 건 대부분 사카이 X 나이키 LD 와플 혹은 트래비스 스콧 X 나이키 에어 조던 1 ‘캑터스 잭 모카’였다.
이 두 스니커즈가 팽팽한 접전을 벌였지만 결국 차트의 1위를 석권한 모델은 사카이 X 나이키 협업 LD 와플이었다. 이 걸 사기 위해 선착순 구매를 위한 줄이 홍대 정문부터 신촌까지 늘어섰다는 소문,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 등의 전례 없는 화제가 있었고, 엄청난 이변이 없는 한 사카이 X 나이키 LD 와플은 ‘올해의 스니커’로 기록될 예정이다. 그런데 트래비스 스콧 x 에어 조던 1 ‘캑터스 잭 모카’가 과연 언제 출시됐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
가만, 사카이가 원래 이렇게 인기 있는 브랜드였나? 호각을 다툰 모델이 트래비스 스콧의 명성에 에어 조던 1을 뿌린 라이벌이었는데도? 스니커의 골수팬이라면, 이 신드롬이 좀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당신이 에어 조던 시리즈를 애지중지하는 ‘아재’라면 더욱 그렇다. 스우시를 덕지 덕지 붙인, 기이한 디자인의 일명 ‘어글리 스니커’로 구분되는 사카이 X 나이키 LD 와플은 어떻게 엄청난 화제의 스니커가 되었을까? 도대체 사람들은 이 스니커의 어떤 점에 열광하는 걸까. 나는 사카이 X 나이키 LD 와플이 스니커 세대의 패러다임을 구분한 스니커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어글리 스니커의 유행이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스니커 트렌드는 눈에 띄게 바뀌었다. 좀 못생기고 크고, 투박하게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어글리 스니커는 최근 선풍적인 유행을 이끌었다. 그 유행의 중심에는 럭셔리 브랜드가 있었는데, 발렌시아가의 트리플 S. 구찌의 롸이톤, 메종 마르지엘라의 퓨전과 같은 두툼한 스니커가 대표적인 럭셔리 브랜드의 어글리 스니커이다.
이런 유행 가운데 사라진 건 바로 희소성이다. 1백만 원에 육박하는 스니커를 성큼 지르면서도 더 이상 사람들은 수집으로서의 가치를 생각하지 않는다. 희소성 보다는 가성비, 신발장에 모셔 두기 보다는 닳도록 신는다. 비록 리셀(되팔기) 시장은 형성되지만 그 또한 오래 가지 않는다. 아디다스의 부스트 시리즈를 제외하고는 에어 조던 1이나 에어 이지 시리즈만큼의 역사적인 중고가를 기록한 스니커는 찾아볼 수 없다. 지금 어린 세대들에게 중요한 건 먼 미래의 가치가 아니다. 그 탓에 나이키 에어 이지 2와 같은, ‘명예의 전당’에 오를 스니커는 더 이상 탄생하지 않는다.
2018년 겨울 재발매된 나이키 에어 조던 11 이 사례를 증명한다. 사카이 X 나이키 LD 와플 때만큼이나 발매 현장 또한 장사진을 이뤘지만 열광한 사람들은 대부분 최소 20대 후반 이상의 ‘아재’들이었다. 나는 에어 조던 11을 신은 10대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
두 겹으로 층을 낸 중창, 덧붙인 스우시 로고, 두 개가 뒤섞인 끈, 요란한 원색 등 사카이 X 나이키 LD 와플의 인기 요인은 특유의 ‘어글리 디자인’에서 찾을 수 있다. 당장 매일 신고 나갈 수 있고, 지금 내가 입은 옷과 잘 어울리는 디자인. 지금의 세대들에게 스니커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바로 패션이다. 지금 최고의 패셔니스타로 꼽히는 트래비스 스콧이 스우시를 거꾸로 붙인 에어 조던 1은 정말 스니커의 역사에 더 길이 남을 모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카이 X 나이키 LD 와플에 열광하는 이들에게 나이키 LDV와 와플레이서 오리지널 모델이 어떤 역사를 지녔는지가 그리 중요한 게 아니기에, ‘역사에 길이 남는 스니커’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 여기 총 여섯 켤레의 스니커가 있다. 아재 신발과 아닌 스니커를 쌍으로 묶어봤다. 진지하게 묻고싶다. 과연 당신의 선택은? 당신이 아재 스니커를 선택한다면… 일단 반갑다.
나이키
한정판
스니커즈
sojuice
매거진 에디터 혹은 아저씨. 스니커와 스트리트 컬처 그리고 피씨게임에 심취해 있습니다.
0
0
다음 글

겟아웃 크리스 펀코팝!

토이 스토리로 체스 한 판!

케이스티파이 X 포켓몬 협업 컬렉션 3차 발매

라인프렌즈와 라이카가 만든 카메라

코카콜라 모자

소닉 마니아들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