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리뉴스
잘 나가는 패션 브랜드들이 KFC에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
2019.09.18
요즘 해외 패션 뉴스에 단골로 눈에 띄는 브랜드가 있다. 슈프림, 팔라스, 나이키, 오프화이트, 그리고 KFC. 누군가에게 KFC는 추억의(또는 한물간) 치킨 프랜차이즈겠지만, 최근 KFC는 수많은 패션 브랜드들에 러브콜을 받고 있다. 1년내 협업한 브랜드만 짚어봐도 맘 큐피, 카니발, 페슬 앤 모르타르, 휴먼메이드 등 면면이 다양하다. 그러니 KFC 소식을 자주 접했을 수밖에.
KFC 협업에 가속도를 붙인 장본인은 일본의 유명 브랜드인 휴먼메이드다. 휴먼메이드의 디자이너 니고는 퍼렐 윌리엄스와 친분을 과시할 정도의 패션업계 스타다. 그런 그가 작년 11월 KFC와의 협업을 발표했을 때, 이 기발한 이벤트에 사람들은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다. 또 컬렉션을 단순히 출시한 것이 아니라, 티저 영상을 만들고, 뉴욕에 팝업 스토어를 열어 이슈를 증폭시켰다. 작년 연말 크고 작은 이벤트들이 많았지만 이 협업만큼 기억에 남는 이슈는 없다.
협업은 두 브랜드가 서로에게 원하는 게 있고, 그것이 충족될 듯 보일 때 이루어진다. 먼저 패션 브랜드가 KFC를 반복적으로 호출하는 이유는 앞서 언급했듯이 ‘추억의 프랜차이즈’이기 때문이다. 지금 패션은 ‘복고’, 정확히 1980~1990년대 무드가 유행이다. 알록달록한 점퍼, 낙낙한 바지, 꼬리 벨트, 웨이스트 백 등이 전부 이 시대의 유산이다. 챔피언, 휠라, 프로스펙스 같은 브랜드가 거리에서 자주 목격되는 것도 복고 트렌드 때문이다. 그리고 이 시기는 KFC가 아시아에 진출한 시기이기도 하다. 중국에는 1987년 첫 매장을 열었고, 국내엔 그보다 3년 먼저 들어왔다.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에 1970~1980년대에 진출했다. 다시 말해 KFC의 전성기와 현재 패션업계가 주목하는 시대가 오버랩된다. 앞서 언급한 KFC 협업 브랜드 중 맘 큐피를 제외하면 전부 아시아 브랜드라는 점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현재 유행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요소는 식별 가능한 로고를 크게 넣는 것인데, 그러기에 KFC의 창립자 커넬 샌더스의 얼굴만큼 좋은 요소도 드물다.
KFC가 바라는 점은 더 명확하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그 이전 세대가 그랬던 것만큼 KFC에 친숙해지길 원하는 것이다. 패스트 푸드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건 이제 초등학생만 되도 안다. 그래서 ‘닭 없는 치킨’을 출시하는 등 메뉴 개선에 노력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프랜차이즈는 이미지가 중요한 산업이다. 맥도날드가 지난 달 미국 시카고에 애플 스토어를 닮은 거대한 매장을 연 것 역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불특정다수에게 이미지로 다가가고자 할 때 패션만큼 좋은 매개체는 없다. 잘 나가는 브랜드가 커널 샌더스의 얼굴을 넣은 티셔츠로 직접 광고 해주겠다는데, KFC 입장에선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다만 패션은 유행의 생로병사가 주기가 무척 빠르다. 너도나도 협업을 요청한다는 사실은 곧 협업 제안이 끊길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몇몇 브랜드가 자청해서 KFC를 SNS 수면 위로 끄집어 올렸다. 이제는 KFC 차례다. 그들에게 닭껍질 튀김 말고 또 다른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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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건은 <루엘>에서 패션 에디터, 에서 디지털 에디터로 일했다. 지금은 패션 관련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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